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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大韓民國 60代 보고서

제호 ds1cbw 2013. 1. 28. 11:50

 

 

 

 

[이슈점검] 大韓民國 60代 보고서

“‘노인’이라는 소리 제일 듣기 싫다”

⊙ 40년 동안 평균 壽命 18년 늘어
⊙ “현재 60대는 高度성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世代”
⊙ “老後 생활비용 10억원은 금융기관과 言論의 合作品”
지난 5월 교보생명과 시니어 비즈니스 전문기업 ‘시니어파트너즈’는 40세 이상부터 69세 이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시니어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중에서 ‘노인(老人)’을 정의하는 연령 기준에 대한 의견이 눈길을 끌었다.

몇 살부터 노인이라고 불러도 서운하지 않을까. 응답자들의 54.4%는 “70~74세는 돼야”라고 했고, 14.4%는 “75세 이상”이라고 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최소한 70세는 넘어야 노인으로 볼 수 있다고 답한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자리를 양보해 주는데도 일부러 앉지 않는 60대 남성을 최근 들어 자주 볼 수 있는 것도 “난 노인이 아니다”는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60대, 그들은 누구인가.

노인의 사전적 정의는 ‘늙은 사람’이다. ‘늙었다’는 것은 가치중립적인 표현이지만, 여러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인복지법’은 “노인은 후손의 양육과 국가 및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여 온 자”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부정적인 의미가 덧씌워져 있다. ‘늙었다’는 말은 신체적 기능의 퇴화(退化)와 더불어 심리적 변화가 일어나서 개인의 자기유지 기능과 사회적 역할 기능이 약화된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쓰인다. 왕성한 활동을 하는 청장년 때와 달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구실을 못한다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을 때가 많다.


평균수명 늘어 현재 60세는 40년전 46세(남성)에 불과


2004년 17대 총선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정동영(鄭東泳·58) 의원이 “60~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한 것도 그의 머릿속에 60~70대는 제대로 된 정치적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불과 7년 전 그렇게 말했던 정 의원이 지금은 60이 다 됐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다.

전(全) 세계적으로 노인의 기준은 65세로, 이는 일종의 ‘표준’이다. 이것은 19세기 말 세계 최초로 도입된 독일의 ‘노령연금’에서 기원한다. 1889년 철혈(鐵血)재상 비스마르크는 ‘노령연금’제도를 만들면서 수급연령을 70세로 설정했다. 이후 1916년에 65세로 하향조정됐는데, 1930년대 세계 각국이 독일의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하면서 널리 퍼졌다.

굳이 독일의 노령연금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전통적으로 60대를 노인으로 분류했다. 평균수명이 짧았기 때문이다. 당(唐)나라 시인 두보(杜甫)는 “예로부터 사람이 70년을 사는 것은 드문 일(人生七十古來稀)”이라고 했다.

1970년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남자 58.7세, 여자 65.6세였다. 환갑(還甲)잔치를 성대히 치렀던 것도 평균수명 이상을 살았으니 축하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그대로 받아들여져 환갑잔치가 노년으로 입문하는 예식(禮式)이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현재, 환갑의 의미는 퇴색하다 못해 거의 사라졌다. 2010년 현재 평균수명은 남자 77세, 여자 83.8세다. 1970년과 비교해 남녀 모두 약 18년이 늘었다. 이는 지난 40년 동안 1주일이 지날 때마다 3.15일씩 수명이 연장된 것과 같다. 남자의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단순비교했을 때 현재 60세는 1970년 당시의 46세, 69세는 52세라는 계산이 나온다.


남성은 ‘과체중’, 여성은 ‘중도비만’

2004년 17대 총선 즈음,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정동영 의원과 김근태 당시 원내대표가 ‘노인 폄하’를 사죄한다며 큰절을 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현재 60대는 ‘노인’이 아니라 과거 40~50대처럼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2010 인체(人體)치수조사’에 따르면 60대 남성의 평균신장은 164.4cm다. 평균체중은 65.89kg으로 BMI(체질량지수)가 24.54를 나타내 ‘과체중’이고, 여성의 경우는 152.3cm·58.45kg으로 ‘중도 비만(BMI 25.10)’이다. 60대의 근력(筋力)은 20대를 기준으로 허리 힘 82%, 가슴높이에서 당기거나 미는 힘 89%, 다리로 미는 힘은 90% 수준이었다. 의학기술의 발달, 영양과 위생상태의 개선 등으로 ‘몸도 마음도 늙지 않은’ 60대에게 노인 대접을 하기는 애매한 상황이 됐다.

현재 대한민국 60대는 1942~1951년에 출생한 사람으로, 약 400만명이다. 총 인구 4858만명(2010년)의 8.2%뿐이지만, 사회적 활동은 왕성하다. 2011년 7월 현재 18대 국회의원 현원은 297명이다. 이 중 60대는 한나라당 49명, 민주당 29명 등 총 89명으로 30%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16곳 중 11곳의 단체장과 8곳의 교육감이 60대다. 기초자치단체장은 86명이다. 우리나라 경제를 움직이는 전경련 회장단 21명 중 12명이 60대다. 심지어 택시기사도 60대가 6만7348명으로 전 연령층 중에서 가장 많다.

60대의 연령별 특성은 다음과 같다. 통계청에 따르면 60대 중 미(未)취학자는 약 30만명으로, 92.5%는 학교 문턱을 밟았다. 이 중 최종학력이 4년제 대학 이상인 사람은 약 36만5000명(석사 4만8024명, 박사 1만6547명 포함)으로, 10명 중 1명이 대학교육을 받았다. 이외에 ▲초졸 31% ▲중졸 20% ▲고졸 23%의 학력분포를 보인다. 60대 중 37%인 145만명이 부부끼리 2인 가구를 구성해 살고 있다. 배우자가 없는 사람은 23%로 93만7000명이다. 이 중 4만명은 결혼을 한 적이 없는 이들이다.


“우리는 장년 제2기”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朱明龍·66) 회장은 “지금의 60대는 일제 강점기 말엽 혹은 건국 과정에 태어나 어린 시절에 전쟁을 경험한 세대”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군(美軍)을 보면 ‘초콜릿을 달라’며 따라다니던 아이들이 바로 현재의 60대입니다. 전쟁으로 초토화된 상황이었던 우리 세대의 성장기는 고픈 배를 움켜쥐고 공부하며 일한 시절이었습니다. 이들이 자라 청년이 됐을 때 월남(越南)에서 뿌린 피값과 중동(中東)에서 흘린 땀값 등으로 경제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60대는 국가경제를 일으켰다는 자부심이 강합니다.”

이에 대해 전직(前職) 초등학교 교사 김종구(66)씨는 “선대(先代)의 희생이 있었지만, 우리도 이렇게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일조(一助)했다는 생각에 긍지를 갖는다”고 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말 그대로 못 먹고 못살던 시절이었습니다. 눈깔사탕 하나에 행복해할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등하굣길에 미군 지프가 먼지를 날리며 지나가면 무명바지에 고무신을 신은 초라한 제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나는 왜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나’라며 ‘미국에서 태어났으면 나도 저렇게 차를 몰고 다닐 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불과 수십년 만에 발전하면서 저도 승용차를 몰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내가 누리는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행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행복한은퇴연구소 전기보 소장.
베이비붐 세대인, 행복한은퇴연구소 전기보(全基保·53) 소장은 “60대는 고도성장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면서도, 경쟁을 하지 않은 세대”라며 이렇게 평했다.

“이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우리나라는 산업화에 시동을 걸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국가경제가 성장하면서 기업들도 규모를 키웠고, 60대의 고속승진이 이뤄집니다. 소위 ‘샐러리맨의 신화(神話)’는 60대의 이야기입니다. 연령 범위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이명박(李明博·70) 대통령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금 60대는 대학교만 졸업해도 어지간한 사람들은 임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조직의 상부에 오래 있어서 ‘관리’와 ‘지시’에 익숙한 세대입니다. 그에 비해 베이비붐 세대는 사람이 많아서 항상 경쟁하면서 불안한 삶을 살았습니다.”

7월 5일 기자는 종로성당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사단법인 서울시니어아카데미가 지난 4월부터 ‘내 인생의 황금기를 위한 자서전 쓰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었다. 기자는 수업이 끝나고서 60대 수강생 11명에게 “60대는 노인인가”라고 질문했다.

유미특허법인 대표변리사 김원호(63·씨알재단 이사장)씨는 “우리가 어렸을 때 60대는 일을 놓고, 잠시 쉬다 ‘가는’ 나이였지만, 내가 60대를 겪어 보니 예전의 생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씨는 “통상적으로 자기 나이에서 10살을 빼면 신체나이가 된다”며 “우리는 노년이 아니라 장년 2기”라고 했다. 전(前) 초등학교 교장 양종구(71)씨는 “70이 넘은 나도 아직 노인이 아닌데 60대는 아직 멀었다”고 거들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자신들은 젊은이 못지않은 뜨거운 열정을 지닌 ‘Hot Age’”라고 입을 모았다.


“노인복지센터의 60대는 젊은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최옥섭(62·여)씨는 “60대 노인”이라는 말에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냈다. 최씨는 “그냥 60대라고 하면 될 걸, 거기에 노인이라는 말을 붙이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요즘 세상에 방송에서 아직까지 그런 말을 쓰는 것은 시대에 한참 뒤떨어지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약 1년 전 서울노인복지센터의 댄스동아리 ‘늘푸른예술단’에 들었다. 2001년 구성된 ‘늘푸른예술단’은 현재 30명의 단원이 참여해 왈츠, 스포츠댄스 등을 연습하고 위문공연도 한다. 최씨에 따르면 60대는 이곳에서 ‘젊은이’다. 50대 단원 2명을 제외한 모두가 60대 이상이고, 80대도 있다.

최씨는 남편과 함께 광화문 부근에서 23년째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최씨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에 올라와 무역회사에서 일하다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두 아들을 뒀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가족계획 캠페인이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그는 자녀가 많으면 아파트 청약순위에서 밀려나기 때문에 둘만 낳았다. 몇 번의 갈아타기를 거쳐 지금 사는 집에는 10년 전에 들어왔고, 아들들은 장성했다. 집도 있고, 자식 걱정도 덜었다. 그동안 사진관은 기계화돼 최씨의 손이 놀게 됐다.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저절로 ‘여가(餘暇)’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자식들도 다 컸고 특별한 걱정거리도 없으니까 인생을 즐겨야 하잖아요. 골프도 배우고 등산도 했지만 큰 흥미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쯤에 예술단 회장이 맡긴 공연사진을 봤는데, 계속 눈이 갔습니다. 저는 성격도 그리 활달한 편이 아니고, 춤이라고는 춰 본 적이 없지만 곧장 가입했습니다.”

최씨는 가입 후 11개월 동안 기본기를 배우고 공연 무대에도 5차례 올랐다. 그는 “평생 ‘소속감’이라는 걸 모르고 살던 제게 예술단은 고마운 존재”라면서 “선배들과 함께 땀 흘리며 공연을 준비한 뒤 무대에서 보여줄 때의 희열(喜悅)은 이제껏 생각하지 못한 값진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계속 느끼고 싶다. 사진관 운영을 중단하면 댄스에 전념하고 싶다”고 밝혔다.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노인컨설팅’ 분야를 개척하고, 노인 NGO ‘회색 표범(Grey panther)’을 설립한 매기 쿤(Maggie Kuhn)은 “섹스와 학습은 사지(四肢)가 굳을 때까지 멈추지 마라”고 말했다. 사회적 통로가 점점 좁아지는 노년에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은 두 가지라는 의미다. 현재 대한민국의 60대가 노후를 보내는 모습은 쿤의 조언과 유사하다.

건강한 60대가 증가하고, 성기능장애 치료법의 개발로 이들의 성(性)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노인은 중성(中性)”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년의 성’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망측하다”며 애써 외면했다.

비록 나이가 들어 한창때와는 횟수나 기능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하더라도 60대 이상 세대의 성생활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흔히 ‘밥숟가락 들 힘만 있어도’ ‘문지방 넘을 힘만 있어도’라며 남성의 끝없는 성욕(性慾)을 얘기한다.


“童顔 成形하는 60대가 많다”

서울노인복지센터 ‘늘푸른예술단’.

최근 외신(外信)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학의 데이비드 헨델스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나이와 성욕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헨델스먼 연구팀은 3개월 동안 40대를 넘긴 남성 325명의 혈액샘플을 조사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검사했다.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될수록 성욕이 강해진다.

관찰결과 건강한 사람들의 혈중(血中)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젊었을 때와 같았다. 호르몬 수치가 떨어진 사람들은 비만(肥滿)이나 심장병 등 건강악화 요인을 가진 사람이었다. 즉 나이와 상관없이 건강하다면 성욕은 감퇴(減退)하지 않으며, 체력관리를 통해 즐거운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09년부터 운영한 ‘노년의 성’ 상담 통계자료를 보면 60대의 성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2010년 한 해 동안 60대의 상담실적은 1092건(남 822·여 270)이다. 이 중 주요 상담내용은 ▲성기능장애 287건 ▲부부 성갈등 223건 ▲이성교제 127건 ▲외도 53건 ▲성충동 50건 ▲자위행위 46건이다.

(재)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경기도 노인의 성의식과 성생활’에 따르면 경기도 거주 65~69세의 연령층(남녀 각각 70명)에서 남성은 71.4%, 여성은 48.6%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성생활 빈도에서 남성의 경우 ‘1개월에 한두 번’이 50%, ‘3개월에 한두 번’이 33.3%다. 여성은 각각 27.8%, 38.9%로 나타났다.

이윤수비뇨기과 이윤수(李倫洙·56) 원장은 “성생활은 젊은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노인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젊은이의 성은 생식(生殖)과 쾌락을 추구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노년층의 성은 존재감, 건재함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의미도 갖습니다. 섹스는 노화로 인한 우울과 불안을 감소시키는 일종의 심리적 ‘안정제’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성기능에 장애가 있을 때 괜히 ‘고개 숙인 남성’이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물론 젊을 때처럼 자주 하는 것은 건강에 해롭지만, 나이와 체력에 맞는 규칙적이고 꾸준한 성생활은 노화를 억제해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게 합니다.”

젊어 보이려고 노력하는 60대도 느는 추세다. 강남지역 성형외과 4곳에 문의한 결과 “통계는 없지만 과거보다 60대 여성의 내원(來院)이 늘고 있다”며 “특히 동안(童顔) 성형을 위해 많이 찾는다”는 공통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동안 성형은 눈꺼풀의 처진 피부와 함께 근육과 지방을 필요한 만큼 제거하고 봉합하는 상·하안검(上下眼瞼) 성형술, 안면지방이식술 등이다.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요즘에는 젊게 살려고 성형수술을 하는 노년층이 많아서 외모만으로는 연령 파악이 어렵다”며 “주민등록번호도 허위로 쓰기 때문에 수술 전까지 나이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60대는 클럽(3단) 샌드위치 세대”

60대가 월남과 중동에서 흘린 피와 땀은 우리나라 경제 건설의 초석이 됐다.
미용(美容)도 마찬가지다. 초이스피부과는 “내원 고객 중 10%가 60대로 남녀비율은 3:7”이라며 “이유는 주름, 검버섯 순이며 남성의 경우는 모발이식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365mc비만클리닉도 “고객 중 복부비만 문제로 방문하는 60대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혈압조절과 관절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지방용해술(溶解術)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맵시를 위한 경우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60대는 몸뿐만 아니라 생각도 젊어지려고 노력한다.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공부하는 60대가 늘고 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은 “현재 60대는 이제껏 자신을 위한 삶을 산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일과 공부를 관 뚜껑이 덮이기 전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낀 샌드위치 세대라면 60대는 클럽(3단) 샌드위치입니다. 60대는 부모를 부양하며 자식을 키웠습니다. ‘가장’의 역할과 사회적 체면에 떠밀려 30년 동안 생활에 치인 세대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자녀에 대한 의무감으로 학자금과 결혼·사업 자금까지 대 주고, 손자들까지 양육하고 있습니다. 60대의 상황은 딜레마가 아니라 트릴레마(삼중고)입니다. 60대는 ‘나’보다 ‘가족’을 중시하면서 자신의 노후도 바칩니다. 은퇴는 인생의 끝이 아닙니다. 포기하지 말고 값있고 발전적인 인생 후반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 인근에는 60세 이상 시니어들이 운영하는 실버북카페 ‘삼가연정(三嘉連亭)’이 있다. 2009년 8월 문을 연 종로 1호점은 연면적 60㎡ 크기로 서울시가 시설투자비를 대고 고용노동부에서 인건비를 보조하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방문자(1일 평균 3500명)가 주요 고객이다.

기자가 ‘삼가연정’에 갔을 때는 60대 점원(店員) 3명이 일하고 있었다. 이곳의 근무시간은 하루 6시간이고, 격일제(隔日制)로 운영된다. 그중 취업한 지 막 9개월을 넘겼다는 옥성자(65)씨는 “노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돈은 있다. 다만 죽지 않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옥씨는 1986년 남편과 사별(死別)하고 홀로 두 딸을 대학원까지 가르쳤다. 유학 간 딸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5년 동안 미국 생활도 했다. 20여 년 동안 피아노 레슨으로 돈도 제법 모았고, 딸들은 장성해 걱정거리가 없었다. 하지만 2009년 12월 두 딸이 미국으로 이민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옥씨는 “이웃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에서 사는 것은 감옥살이”라며 “한국에 남는 걸 선택했다”고 말했다. 옥씨의 말이다.

“집에 혼자 있으면서 우울증에 시달렸고 자살 충동도 여러 번 느꼈습니다.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년 9월에 ‘삼가연정’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할 때 커피전문점에 자주 들렀기 때문에 익숙했고,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습니다. 젊고 예쁜 50대 아줌마들이 많이 지원해 포기하고 있었는데 10월에 합격 통보가 와서 매우 기뻤습니다. 다른 가게에 돈을 줘 가며 커피 뽑는 연습을 하고, 집에서도 계속 공부했습니다. 9개월이 지난 지금은 이름조차 외우기 어려웠던 커피를 혼자 만들 수 있습니다.”

옥씨는 “손님을 맞기 위해 밝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스스로 지난 9개월을 돌이켜 보니 몸과 마음이 전보다 훨씬 건강해졌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곳은 내가 사회와 연결된 유일한 창구(窓口)다. 기력(氣力)이 쇠(衰)할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60대 인터넷 이용률 33.85%, 週 평균 8.7시간 이용

2010년 60대의 인터넷 이용률은 약 34%.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교류하려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인터넷도 이제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니다. 60대 중에서도 인터넷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2010 인터넷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60대는 33.85%로 10년 전보다 약 20%포인트 증가했다. 이용목적은 자료정보 획득,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 인터넷금융 등으로 주 평균 8.7시간을 이용하고 있다.

문장모(文章模·68)씨는 “60대도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새로운 세상’과 교류할 수 있다. 나이를 먹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컴퓨터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문씨는 ‘IT 전문가’다. 1960년대 중반 일반인들이 ‘컴퓨터’ 자체를 모르던 시절에 문씨는 공군 장교 생활을 하면서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을 익혔다. 그는 제대 후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했다. 문씨가 전산실 실장을 하던 1982년 조선공사가 사우디아라비아 항만청이 발주한 제다 수리조선소 운영 및 관리용역을 따냈다. 우리나라 조선 분야 최초 용역수출로 연간 용역수입은 1000만 달러였다. 문씨는 “피땀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국가발전에 일조했다는 생각에 이때가 가장 보람 있은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 기아차 전산담당 이사를 거쳐, IT업체 대표를 지내는 등 40여 년 동안 ‘컴퓨터’와 인연을 맺었다.

현업(現業)에서 물러난 지 5년째인 문씨는 지금도 ‘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그는 하루 평균 4~5시간 동안 군 동기회·동창회 사이트, 지인(知人)들의 홈페이지 등을 관리한다. 독학(獨學)으로 익힌 인터넷 관련 지식을 썩히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문씨는 “지인들의 요청에 의해 홈페이지 제작과 컴퓨터 교육을 할 때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성취감을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 세대보다는 못하지만 60대는 정말 열심히 산 세대입니다. 먹고 싶은 거 못 먹고, 허리띠 조르고 일만 했습니다. 평생 그렇게 살다 보니 일하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내일모레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일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시니어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제 존재를 확인함과 동시에 점차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동년배의 사람들에게 ‘또 다른 공간’을 선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60대는 인터넷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변화하려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데, 과감하게 배워야 젊은이들과 공존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최복희(64)씨의 하루는 메일을 확인하고, 자신이 글을 올리는 인터넷 문학 서재와 블로그의 댓글을 관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최씨는 50대 전까지는 ‘컴퓨터’를 몰랐다. 아이들을 출가시키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컴퓨터를 배우고, 경희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 과정에 들어 4년 동안 공부하며 수필(隨筆)을 썼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그의 도전은 새로운 인생을 맛보게 했다. 최씨는 1997년 ‘한국수필’ 신인상을 받아 등단하고, 2007년 30년간의 농촌생활을 담은 수필집 《새들이 찾아오는 집》을 냈다. 최근에는 인터넷 매체 <실버넷뉴스>의 기자로 활동하며 한 달에 2~3건의 기사를 쓰고 있다. 최씨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던 작가와 기자까지 하게 돼 매우 기쁜 날을 보내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월요일에는 IT봉사단으로서 경로당을 찾아가 컴퓨터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화요일엔 문학 모임을 갖고, 그 외에는 취재를 위해 외출합니다. 물론 지금 제가 하는 일 중에 경제적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없지만, 주위 사람이나 자식들의 인정을 받을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요즘에는 ‘인생 3막’을 담은 두 번째 수필집을 준비하고 있는데,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임윤상(林允相·64)씨의 주간 일정표를 보면 군대 훈련소를 연상케 할 만큼 빈틈이 없다. 현대자동차 상무로 있던 시절만큼 바쁘지는 않지만, 임씨의 아침은 항상 새벽 3시30분에 시작한다. 근처 문화센터에 가서 3시간 동안 유산소운동과 골프연습을 한다. 이외에 컴퓨터·일본어 학습, 봉사활동, 동호회 모임, 등산, 출사 등을 주당 평균 2~3회씩 반복한다. 임씨는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항상 새롭게 도전하는 목표가 있어야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 수 있다”며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로 허송세월(虛送歲月)하지 않고 보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최근 그는 일반 사용자가 사진촬영을 쉽게 익힐 수 있는 책을 출간하려고 준비 중이다.


베이비붐 세대 75.8%는 은퇴 준비, 문제는 60대의 노후

자기를 위해 투자하고, 좋아하는 일을 즐기는 노후는 누구나 꿈꾸는 미래다. 문제는 이처럼 여유 있는 노년을 보내려면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시정연구개발원이 조사한 ‘2010 서울 서베이 사회상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중 75.8%가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 행복한은퇴연구소 전기보 소장(전 교보생명 FA사업본부장)은 “문제는 60대의 노후설계”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사회는 현재 60대의 은퇴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없습니다. 이들이 기업 중역의 위치에 있거나, 사회적 중추에 있을 때 갑자기 외환위기가 닥쳤습니다. 당시 ‘은퇴설계’ ‘노후설계’라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준비를 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퇴출당한 사람이 많습니다. 모든 세대에게 위기였기 때문에 특별히 현재 60대 은퇴 문제에 대해 신경 쓸 수는 없었고, 이후 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60대의 노후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전 소장에 따르면 노후설계는 노후생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재무적(財務的) 관점과 ‘제3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비(非)재무적 관점이 있다. 전 소장은 “지금까지 우리는 재무적 관점만을 중시했다”면서 “이는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 소장의 말이다.

“언젠가부터 ‘행복한 노후를 보내려면 10억원이 있어야 한다’ ‘월평균 생활비가 240만원이 든다’는 기준이 제시됐습니다. 이런 현상은 금융기관과 언론의 합작품입니다. 자신이 꿈꾸는 은퇴 후의 생활은 모두 다를 겁니다. 예를 들어 농사를 짓거나, 산장지기를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재무설계는 각기 달라야 합니다. 정말 중요한 인생설계는 뒤로하고, 얼마가 필요하다는 점만 강조하는 것은 상술(商術)입니다. 귀농해서 부부가 농사지으며 노후를 보내는 데 월 200만~300만원이 왜 필요합니까. 인구가 5000만명이 있다면 은퇴설계 모형도 5000만 개가 돼야 하는 것 아닙니까.”


국민연금연구원 “노후 적정생활비는 獨身 111만원, 夫婦 174만원”

누구나 여유로운 노후를 꿈꾸는 만큼 은퇴자금에 대한 고민도 크다. 사진은 노후준비를 위해 50개의 통장에 저축한 구본영(86)·왕교원(81)씨 부부.
현재 기업정년에서 평균수명까지는 25년의 기간이 남는다. 2009년 국민연금연구원이 조사한 바로는 50세 이상 중고령자들은 월간 노후 최소생활비로 혼자 살 경우 76만원, 부부의 경우 121만원을 필요로 한다. 또 노후에 평균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적정생활비로는 독신은 111만원, 부부의 경우 174만원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도 “은퇴생활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며 전 소장과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주 회장은 “평생 아끼며 살아도 일반인들은 만져볼 수 없는 단위의 금액을 강조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과 좌절감만을 키우는 것”이라면서도 “기대수준을 낮춰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일정한 수입이 있던 시절과 은퇴 후의 소비생활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습니까. 각자의 여건을 고려해 기대수준을 낮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골프하고 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면 퇴직연금, 국민연금, 저축 등으로 최소생활비는 충당할 수 있습니다. 주택 보유자라면 역(逆)모기지론이 있기 때문에 괜찮은 노후생활이 가능하므로 크게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노년층도 자식만 믿다가 나중에 의지할 곳 없이 궁핍하고 쓸쓸한 말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에게 과도하게 경제적 지원을 해선 안 됩니다.”⊙

 

 

 

                                                          

                                                  

 

출처 : 5678베이스캠프
글쓴이 : 임충길(바 믜제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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